콜로키움

2005년 6월 여름. 콜로키움

라이피 2005. 6. 25. 03:35

일시 : 2005년 6월 여름 (화요일)

기간 : 6월 28일 첫 시작 후 이어지는 8주간.

진행 : 최경환 선배님

내용 : 두번째 글의 커리큘럼 참조.

장소 : 서울 방배동.

대상 : ???

 

 

 


 

Tuesday Colloquia (최경환 05.06.25)

 

  지난 목요일 천안에서 밤늦게까지 백석저널 학진등재 작업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별히 새벽 4시에 최교수님의 차를 타고 서울에 오면서 나눈 이야기가 아직까지 저의 머리 속을 빙빙 돕니다.

  최교수님이 한국에 와서 학생들을 가르친지도 이제 만 10년째가 되어갑니다. 그동안 이것 저것 여러가지 일들을 하셨죠. 천안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신지는 이제 6년이 되어가는군요.

  최교수님께서 차안에서 교수님의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깊이 공감을 하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왠지모르게 저에게도 도전이 되고 어떤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작년 이만때 군에서 제대하고 바로 최교수님을 찾아 뵙고 저의 진로에 대해서 상담을 하면서도 같은 심정이었는데... 저 역시 나름대로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교수님의 앞으로의 비전과 저의 장래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 오늘 플란팅가의 자서전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다짐을 했습니다. 가장 강력하게 저에게 다가온 구절을 짧게 소개합니다. 

  앨빈 플란팅가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칼빈대학교에서 19년 동안(1963~1982) 철학 교수로 있을 때 가장 도움받은 것이, 바로 철학 교수들끼리의 토론 그룹이었다고 다음과 같이 술회합니다. "그 곳 철학과에서 내가 찾고자 하던 바 기독교 학문 활동에 대한 공동체적 노력 같은 것이 있었다. 이 공동체적 모습은 매일 동료들과 접촉하는 것을 통해서도 부분적으로 드러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화요일 공동 토의(Tuesday colloquia)였다. 이 모임은 1964년에 시작되었는데, 거의 18년 동안 거의 매주 화요일이면 모여서 각자가 쓴 글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비판을 했다. 내 기억으로, 첫 해에는 나의 God and Other Minds와 그 다음 월터스토프(Wolterstorff)의 Universals이었다.

  아마도 우리는 지나치게 진지했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의 토의는 으레 수고를 아끼지 않는 식이었고, 엄격했으며, 또 어떤 때에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었다. 우리는 종종 15페이지 분량의 글을 놓고 두 시간씩 다섯 번의 회합을 가졌다. 헛된 제의도 많이 있었고 시간 낭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결과는 귀중한 것이었다. 지난 15년간 칼빈대학교 철학과 교수들의 글들은 대부분 이러한 친밀한 공동체적 심사 활동을 거친 것이었고, 각 교수들은 다른 식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유능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Alvin Plantinga, "Self-Profile," in Alvin Plantinga, eds., James E. Tomblrim and Peter Inwagen(Dordrecht: D. Reidel Pub. Com., 1985), p. 31]

  요 며칠 사이 저에게 일어난 여러가지 일들과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저는 아주 강력한 하나님의 부르심과 소명의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저의 미래와 장래에 대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만들어 가야 겠다는 책임감입니다.

  이번 여름 방학에 김남국 전도사님과 함께 스터디를 하자고 제가 제안을 했던 것이 사실 처음에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그리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좋은 사람을 붙여 주시고 함께 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플란팅가가 화요 콜로키움을 통해서 자신의 내공을 쌓았던 것처럼 이번 여름 방학 스터디를 시작으로 해서 저희 기독교철학 전공에도 학생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학술 연구 모임이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칼빈대에서와 같이 화요일 정해진 시간에 모여서 함께 자신의 글들을 발표하고 치열한 토론과 비평을 통해서 한국의 기독교철학을 만드는 작은 연구 공간이 형성되었으면 합니다. 바라기는 이번 모임이 단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의 기독교철학을 이끌어갈 인재들을 배출하는 진지한 연구모임으로 전통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연구를 하고 글을 써서 발표하면서 함께 공부하는 모임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저희들이 전문적인 철학자들이 아니기에 처음에는 창조적인 결과물들을 산출할 수는 없을지라도 차츰 차츰 연구 실적들이 쌓여 가면 앞으로 몇 년안에 좋은 성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적은 인원이라도 이 모임을 잘 꾸려 나가서 천안대의 좋은 전통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두 분 교수님께서 힘을 실어 주세요. 그래서 칼빈대에서의 Tuesday Colloquia가 한국 천안대 기독교철학의 전통이 되었으면 합니다. 함께 하시죠~

 

댓글 8

  이경직 (05.06.25) : 좋은 제안입니다. 함께 해 봅시다.

  여울(김사무엘) (05.06.25) : 천안대 기독교철학과 3학년 김사무엘입니다. 선배님의 글을 읽고 많은 부분 공감하였고, 또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화요일 모임에 함께 했으면 좋으련만... 이번 방학은 월요일 대중강좌만 참석하게 될 것 같네요. 기도로 후원하겠습니다. 하나님! 기철 공동체를 통해 당신의 뜻 이루소서!!

  이경직 (05.06.25) : 천안에서는 사무엘군이 섬기는 고전강독 모임이 있으니.... 기철은 서울과 천안에서 두 날개를 달았군요.

  Crom(이용준) (05.06.26) : 음...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는데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아니 다른 말 다 접어두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 이 제안이 실제로 ! 구체화 되고 현실이! 될까요?

  Crom(이용준) (05.06.26) : 우스운 문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밀고 당기기, 격차의 당황스러움, 일상의 엇갈림", 결국 아무도 이루지 못함... 저도 하구 싶다구요~! ㅠ.ㅠ 하나님 도와주세요!

  Truth(배철원) (05.06.26) : 사실 저는 이 모임에 참석하지 못합니다. 사무엘 학우와 마찬가지로 기도로써 후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최 경환 전도사님이 이끄시는 그 모임이 갖는 '열의' 이상 제 스스로도 정말 노력 많이 하겠습니다. 열정+기도+눈물=? 전 믿습니다. 현재 내가 가진 무지의 골이 깊을지라도... 좋은 모임 되길 기원합니다.

  Truth(배철원) (05.06.26) : 그나저나 뛰는 내 가슴 진정 시킬 방법 없을까요. 이 새벽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몸 상태~ 일직 자긴 글렀네.

 

 


 

 

TC 8주 과정 (최경환 05.06.29)

 

오늘 방배동에서 "개혁주의 인식론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스터디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적은 인원이었지만 정말 유익하고 알찬 내용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역시 기독교철학에 대해서 평소에 고민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이니
오고 가는 이야기가 알차고 많은 유익을 얻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이 모임의 취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고 지난번 신대원에서 제가 발표한 글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특별히 1978년 윌리암 얼스턴을 중심으로 미국의 기독교철학회가 생기고 1982년 Faith and Philosophy라는 잡지를 중심으로 기독교철학이 미국 철학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앞으로 화요 콜로키움 모임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책읽기와 창조적인 기독교철학 비평을 위한 모임으로 꾸려 질 것입니다. 오늘 모인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총 8주동안 16개의 텍스트를 중심으로 개혁주의 인식론과 현대 기독교철학를 공부하게 됩니다. 모임 때마다 2명이 발제를 하고 함께 토론을 나누게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우선, 발제자는 텍스트를 꼼꼼히 읽고 와서 내용을 핵심적으로 요약해 오면 됩니다. 발제를 할 때에는 책을 읽고 나서 궁금한 점이나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하는 점이 있으면 마지막 장에 덧붙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문제를 적어오는 것도 토론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임의적으로 짠 커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이슬러, [기독교 철학개론], CLC, 제2부 인식이란 무엇인가?,  2. 하종호, "플란팅가의 기독교철학", 하나님을 사랑한 9인의 철학자, IVP
3. 배국원, [현대 종교철학의 이해], 1장 최근종교철학의 경향, 2장 교리없는 신앙  4. Plantinga, "Warranted Christian Belief," Faith and Philosophy Book Review
5. William L. Craig, Philosophical Foundations for a Christian Worldview, Epistemology part 6. 배국원, [현대 종교철학의 이해], 3장 신념의 논리, 4장 교리의 본질
7. 마이클 피터슨, [종교의 철학적 의미], 6장 논증없이 신을 알기 8. Andrew Dole, "The Holy Spirit in Plantinga's Warrant series," Faith and Philosophy
9. 켈리 클락, [이성에로의 복귀], 제2부 이성의 길 10. 로날드 내쉬, [신앙과 이성], 제2부 종교적 이성의 합리성
11. 월터스토프, [종교의 한계 내에서의 이성], 성광문화사 12. Steven B. Cowan, Five views on apologetics, Reformed Epistemology part
13. 로날드 내쉬, [현대의 철학적 신론], 살림출판사 14. 폴 헬름, [하나님의 섭리], IVP
15. Plantinga, "Reason and Belief in God," Faith and Rationality  16. Wollterstorff, "Can Beleif in God Be Rational If It Has No Foundations?," Faith and Rationality

개인적으로 김기현, [현대 인식론]과 Jay W. Wood, Epistemology becoming intellectually virtuous를 추가하고 싶기도 합니다. 이 두권은 아주 중요한 책이라서 욕심이 나기는 하는데 김남국 전도사님과 상의를 해보고 추가하거나 뺄 것을 다시 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적어보고 나니깐 저도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한번 해보죠, 뭐~

 

댓글1

  최태연(온해) (05.07.03) : 윌리엄 얼스턴(William Alston)은 자기 연구실에서 환상으로 예수님을 뵙고 미국 기독교철학자학회를 창립했다고 합니다. 우리도 이번 방학에 다시 한번 각자의 예수님을 만나고 한국의 기독교철학을 해봅시다! 한국의 기독교철학의 미래는 우리의 어깨 위에 있습니다!!!!

 

 


 

운영자 덧붙임 (14.12.11)

  이 글은 시간 순서로 정렬하기 위해서 예약 기능을 이용해 2005년도에 올린 글로 설정했다. 실제 기록 일시는 14.12.11이다.

  아무래도 이 당시 콜로키움은 방학 중 공부모임으로 방배독에서 주로 대학원생들 주최로 행해졌던 것 같다. 위의 두 글은 따로 답글로 이어진 글은 아니지만 연속선 상에 있는 글이기 때문에 함께 올렸다. TC 8주 커리가 잘 진행되었는지는 기록이 없어서 알수 없으니 커리에는 정말 좋은 책들이 많이 추천되어 있다. 첫글의 댓글을 보면 최경환 선배님의 이 모임은 방배동에서 진행되고 천안에서는 김사무엘 선배님의 고전 강독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 선배님의 바람대로 콜로키움은 기철의 전통으로 유지되었다. (잘 유지시켰는지는 잘 모르겠다.)